구치소 수감생활, 이 곳의 삶 - 곽준호 변호사

구치소 수감생활, 이곳의 삶 - 곽준호 변호사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세상과 차단된 곳, 자유를 통제받는 곳, 잘못을 저지르면 가게 되는 구치소에 대한 설명입니다. 저는 형사전문로펌의 곽준호 대표 변호사이고, 저희 로펌은 다른 곳보다 구치소에 구속 수감되어 계시는 의뢰인들의 사건이 많습니다.

 

구치소에 계시는 기존 의뢰인들의 사건이 잘 해결되거나 저희가 정성스레 접견을 자주 가는 모습을 보시고, 다른 수감자 분들도 도움을 요청해 이루어지는 수임 건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구치소 출입이 매우 빈번하여 구치소 수감생활부터 그 속에서 생기는 애환까지, '구치소 내의 삶' 그 자체에 대해 접할 기회가 많습니다. 구치소는 바깥에서의 계급과 돈을 모두 내려놓고 가는 곳입니다. 물론 구치소 내에서도 영치금이 있으면 음식이나 사제 수의를 구입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바깥세상보다 돈으로 할 수 있는 것에는 훨씬 한계가 있습니다. 유명 정치인이라도, 재벌가의 자녀라도 구치소에 수감되면 똑같이 수의를 입고 정해진 시간에 운동이나 목욕을 하며 통제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수용시설에서는 하루 30분 주어지는 운동이나 한 두 시간 진행되는 교화 프로그램을 빼면 온종일 좁은 공간에서 지내야 하기 때문에 무료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그래서 숨은 그림 찾기를 하거나 스도쿠 퍼즐을 넣어달라는 요청도 많습니다. 그래도 시간 보내기에 제일 좋은 일은 같은 방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고 합니다. 1인당 한 평도 되지 않는 좁디좁은 공간에서 여러 사람들이 살을 맞대고 생활하다 보면 다툼이 생길 수밖에 없지만 한편으로는 누구보다도 서로 의지하면서 미운 정 고운 정이 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환경이다보니 의뢰인들이 구치소에서 지내면서 가장 힘들다고 느끼는 점은 바로 사람들 간 비교에서 오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같은 죄명에 비슷한 내용의 사건이라면 서로 관심을 갖고 재판이 잘 진행되도록 응원해주기도 합니다. 구형이나 선고를 듣고 본인 사건의 결과를 예측해보기도 합니다. 서로의 변호사들을 비교하며 칭찬을 하기도, 흉을 보기도 합니다.

 

 

 

이토록 진심으로 서로가 잘 되기를 바라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사건이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 그만큼 고통이 크다고 합니다. 분명 비슷한 내용의 사건인데 누구는 집행유예를 받고, 본인은 중형을 선고받게 되면 겉으로는 웃고 축하할지언정 마음속으로는 그때가 가장 속상하고 아플 때라고 합니다. 같은 합의금을 갖고 시작했는데 누구는 여러 명의 피해자와 합의를 하고, 본인은 합의를 하지 못하면 초조해지기도 합니다. 구치소 수감생활 중 같은 방 사람의 변호인은 자주 접견을 오는데 나의 변호인은 언제 오는 건지, 비교되는 마음에 애꿎은 가족들에게 화풀이를 하기도 한답니다.

 

이는 남과 비교를 하여 상대적으로 행복과 불행을 느끼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유롭게 행동할 수 없고 싫든 좋든 군대처럼 인간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구치소 내에서는 이러한 본성이 더욱 크게 작용합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본인 사건에만 집중하라고 하는 것은, 구치소에서 지내는 안 사람의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현실과 동떨어진 조언입니다.

 

 

 

구치소에 수감된 의뢰인인들과 수백 건의 사건을 진행하면서 저 또한 이전보다 더욱 의뢰인들의 마음과 가족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변호인으로 선임됐다면 고통스러운 구치소 생활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것도, 변호인이 맡은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항상 '구치소 내의 계신 저의 의뢰인들이 다른 수감자와 상황을 비교했을 때 마음 아픈 일은 없게 하자'고 다짐합니다. 누구와 비교해도 마음 아프지 않은 접견 횟수를, 기록 검토를, 소통을 보장하고, 안에 계신 다른 분들께 자랑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드리자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저 곽준호 변호사의 태도는 사건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저를 비롯한 법무법인 청의 모든 변호인들은 구치소 의뢰인들이 비교로부터 불행함을 느끼는 일이 없도록 가족의 마음으로 사건을 대하며 형사 재판에 입할 것입니다. 의뢰인과 그의 가족들의 마음을 어루어만질 수 있는 '진짜' 변호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법 무 법 인     청

대표변호사 곽 준 호